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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정리 (2026.06.03) — 어디서, 왜, 어떻게 됐나

2026년 6월 3일 지방선거 본투표 도중 서울 송파·강남·광진 등에서 투표용지가 동나 투표가 지연됐다. 선관위 공식 집계와 원인, 투표시간 연장 조치, 허철훈 사무총장의 대국민 사과와 여야 반응까지 사실 중심으로 정리했다.

제9회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정리 (2026.06.03) — 어디서, 왜, 어떻게 됐나

선거 당일 투표소에 갔는데 “용지가 떨어졌으니 기다리라”는 말을 들었다면 어떤 기분일까.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에서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 서울 송파구를 시작으로 일부 투표소의 투표용지가 오후 1시께부터 동나면서 유권자 수백 명이 줄을 선 채 발이 묶였고, 한 투표소에서는 시민과 경찰이 대치하는 소동까지 났다. 선거를 관리하는 선관위가 사상 처음으로 용지를 다 인쇄하지 않은 관행을 인정하며 대국민 사과를 한 사건이라, 무엇이 어떻게 잘못됐는지 사실관계부터 차근히 짚어본다.

한눈에 보는 사실관계

항목내용
발생 시점2026년 6월 3일(수) 본투표일, 오후 1시경부터
발생 지역서울 송파·강남·광진 등 (선관위 공식 집계 3개 자치구 12개 투표소)
직접 원인투표율이 예상치를 웃돌아 미리 인쇄해 둔 용지가 조기 소진
구조적 원인선관위가 통상 선거인 수의 약 50%만 용지를 인쇄해 온 관행
응급 조치용지 긴급 이송, 대기자에 한해 투표시간을 밤 10시까지 연장
공식 사과허철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당일 오후 9시 과천 청사에서 대국민 사과

정확히 어디서, 얼마나 모자랐나

초안이나 SNS에는 “17곳”, “14곳” 같은 숫자가 돌았지만, 선관위가 오후 6시 30분 기준으로 공식 확인한 곳은 3개 자치구 6개 동 12개 투표소다. 송파구가 4개 동 10개 투표소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강남구 1곳, 광진구 1곳이 더해졌다.

구체적으로는 송파구 잠실2동 제6투표소, 잠실4동 제5투표소, 잠실7동 제2투표소, 문정1동 제4투표소, 문정2동 제2투표소, 가락2동 제3·7투표소, 위례동 제5투표소가 거론됐고, 강남구는 청담동 제4투표소와 개포2동 제2투표소, 광진구는 구의3동 제6투표소가 포함됐다. 동작구 노량진1동, 인천 연수구(송도) 일대에서도 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지연됐다는 보고가 잇따랐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은 자체 집계라며 12곳 명단을 따로 발표했는데, 동작구와 위례동을 포함하면서 선관위 공식 집계와 대상이 일부 어긋났다. 집계 주체와 시점에 따라 숫자가 들쭉날쭉했다는 점은 그 자체로 현장 혼선을 보여준다.

송파구 잠실 일대에서는 100명 넘는 유권자가 한 시간 이상 줄을 섰고,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는 항의하던 시민과 경찰이 맞붙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왜 용지가 모자랐을까

핵심은 선관위가 투표용지를 선거인 수만큼 다 찍지 않는다는 데 있다. 서울시 선관위 관계자는 “용지를 100% 다 인쇄하면 버려지는 용지가 많아서 다 인쇄하지 않고 일정량만 인쇄해 둔다”고 설명했다. 통상 과거 투표율을 근거로 선거인의 50% 안팎만 미리 찍어두는 방식이다.

사전투표가 도입된 뒤 본투표 당일 투표율은 예측하기가 더 까다로워졌다. 이번에는 그 예측이 빗나갔다. 본투표율이 예년 지방선거보다 높게 나오면서, 비축해 둔 용지가 마감 전에 바닥난 것이다. 선관위도 “투표율이 예년 지방선거보다 높아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비용 절감을 위한 합리적 관행이 수요 예측 실패와 맞물리자 곧장 ‘투표권 행사 불가’라는 결과로 이어진 셈이다.

투표는 어떻게 마무리됐나

용지가 떨어진 사실을 인지한 선관위는 인근 투표소나 구 선관위에서 용지를 긴급 이송했다. 동시에 부족 사태가 난 투표소에 한해, 마감 시각인 오후 6시를 넘겨 대기 중이던 유권자는 정상적으로 투표할 수 있도록 시간을 연장했다. 일부 투표소는 밤 10시까지 투표가 이어졌다. 마감 전에 줄을 섰다가 용지가 없어 돌아간 사람이 아니라면, 대기표를 받은 유권자는 늦게라도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었다.

다만 소식을 듣고 아예 투표소에 가지 않은 유권자, 기다리다 포기하고 발길을 돌린 유권자가 얼마나 되는지는 집계되지 않았다. 이 ‘보이지 않는 기권’이 뒤이은 정치권 공방의 핵심 쟁점이 됐다.

선관위의 대국민 사과

허철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당일 오후 9시 과천 중앙선관위 청사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 “일부 투표소의 투표용지 부족으로 국민 여러분께 큰 혼란과 심려를 끼쳐 드렸다”며 “소중한 주권을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를 찾아주신 국민께 불편을 드리고, 공정한 선거 관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개표가 끝나는 대로 부족 사태의 원인을 철저히 파악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여야는 어떻게 반응했나

같은 사안을 두고 여야의 셈법은 정반대였다.

국민의힘 장동혁 상임선대위원장은 “오염된 서울시장 선거”라며 서울 지역 개표 중단과 선거 무효를 주장했다. 근거로는 용지를 기다리다 돌아간 유권자와 소식을 듣고 투표를 포기한 유권자가 있다는 점, 그리고 오후 6시 이후 투표한 사람들에게는 이미 시작된 개표 방송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들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조승래 총괄선대본부장을 통해 “중앙선관위를 비롯한 서울시 선관위의 선거 준비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개표 중단이나 재투표 주장에는 선을 그었다. “투표를 마치지 못한 서울시민을 포함한 유권자께서는 차분히 기다리면서 꼭 투표해 달라”는 당부로 대응했다.

앞으로의 쟁점

정리되지 않은 질문은 크게 셋이다. 첫째, 50%만 인쇄하는 관행 자체를 손볼 것인가. 비용과 투표권 보장 사이에서 선관위가 어떤 기준을 다시 세울지가 관건이다. 둘째, 용지를 받지 못해 투표하지 못한 유권자의 규모와, 그것이 서울시장을 비롯한 접전 지역 결과에 영향을 줄 만한 수준이었는지다. 셋째, 책임 소재다. 중앙선관위와 서울시 선관위 중 어디서 수요 예측과 배분이 어긋났는지에 따라 후속 조치의 무게가 달라진다. 개표 결과와 선관위의 원인 조사 발표가 나온 뒤에야 윤곽이 잡힐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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